10534 오예린 '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 (다락방)
18-01-09 / 오예린 / View 900
영화 ‘Midnight in Paris’는 파리를 배경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작가 ‘길’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는 약혼녀 가족들을 따라 프랑스로 여행을 온 젊은 미국 작가로, 곧 결혼을 앞둔 약혼자와의 관계에 대한 복잡한 마음과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불확실한 마음으로 늦은 밤 파리의 거리를 서성인다. 정처 없이 떠돌던 길은 결국 길을 잃고 헤매다, 판테온 근처의 성당에서 자정의 종소리와 함께 나타난 오래된 자동차에 올라타며 시간여행을 하게 된다. 그렇게 그는 1920년대로 돌아가 헤밍웨이, 피츠제럴드, 그리고 피카소 등 위대한 예술가들과 조우한다.

 나는 이 영화를 감상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평소에 딱히 관심이 없었던 프랑스의 파리는 영화 감상 후, 아름답고 환상적인 도시가 되었고, 파리를 여행하는 것이 나의 로망(roman)이 되었다. 그렇게 생겨난 꿈은 더 알고 싶다는 열정으로 바뀌었고, 여행을 좋아해 대리 만족의 기분으로 여행기를 즐겨 읽었던 나는 새로운 장소인 파리에 대한 여행기를 섭렵하게 되었다.


 그렇게 처음 선택하여 읽게 된 책은 방학 때마다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감정에 사로잡히는 나를 ‘파리에서 보낸 여름방학’이라는 제목으로 단번에 끌어당겼다. 이 책은 방학을 맞이하여 열여섯 첫째 딸, 그리고 일곱 살 둘째 딸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한 달간 여행을 떠난 엄마가 쓴 책이다.

 이 책이 특히 좋았던 이유는 책 속의 세 모녀가 부러워서였는데, 아마도 그들이 내가 추구하는 여행스타일에 비슷한 여행을 즐겼기 때문인 것 같다. 한 달이라는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한 도시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든 것을 구매하며, 파리라는 곳에 대한 추억들을 여유를 가지고 하나씩 소장하는 그들의 여행이 마음에 들었다.

 이 가족들이 여행을 하며 이루어나갔던 일들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그림이었다, 그들은 파리에 도착해서 그곳의 느낌과 어울리는 드로잉 북을 샀다. 그리고 그곳에 그들의 마음에 드는 것들을 그리며 추억을 담았는데, 나는 이 일이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느껴졌다. 그것이 여행에 대해 본인이 생각하고 느꼈던 개인의 감정을 가장 솔직히 나타낼 수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면서, 영화에서 시작해서 책으로 이어진 나의 여행이라는 꿈을 실제로 이루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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